광고,홍보의기본 2007. 9. 14. 22:42

한 마디로 말해봐, 한 장으로 요약해봐

한 마디로 말해봐, 한 장으로 요약해봐

벤처기업 제품 전시회에 가면 출품자를 모아놓고 다그치고 싶어진다. “자기 제품을 한마디로 말해보세요” 휘엉청 밝은 조명에 멋지게 생긴 부스에서 이쁜 도우미 언니가 엄청 비싸게 만든 두툼한 카탈로그를 나눠 준다. 그런데 정작 뭘 물어보면 제대로 답을 못하거나 자상하지만 엄청 길게 얘기한다.
엔지니어가 만든 제품 일수록 그렇다. 심한 경우에는 외국에서는 자기 기술에 뻑이 갔다고 침을 날려가며 흥분한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물론 전문가들을 위한 전시회라면 자기들끼리 알아들을테니 상관없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금형 만들어서 상품화하고 패키지하느라 고생했을터이다. 이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팔아야 돈이 될텐데 여기까지가 한계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슨 제품인지, 한 마디로 알아차리게 해 주어야 하는데 마케팅적 사고가 안되니까 전문지식의 나열 수준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최근 엔지니어 글쓰기 특강이 인기란다.

아는 이가 시청에 들이밀 제안서를 전해 달란다. 대기업 영업대리인인 그가 건네준 제안서는 파워포인트로 만든 40여 쪽의 책자였다. 자기 회사 제무제표까지 컬러프린터로 밤새 만들었단다. 그러나 결국 한 장짜리 요약하는 쪽지보고는 내가 따로 만들어야 했다. 뭔가 좀 있어 보이는 회사로 보이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읽는 사람 짜증나게 하지는 말아야지.

자기 물건을 한마디로 표현하지 못하면 팔지 못한다.